좋은 글 13

좋은글-16) 차(茶)에 대한 소고

책명; 차 한 잔으로 떠나는 세계 여행 저자; 정은희+오사다 사치코 펴 낸 곳; 도서출판 이른아침, 서울 초판; 2008. 07. 21. ISBN 978-89-93255-12-6 03980 차(tea)는 지구상의 인류가 가장 공통적으로 즐기는 음료이다. 커피, 코코아와 더불어 세계 3대 음료로 꼽히며 차만큼 너른 지역에서 애용되는 음료도 없을 것이다. 히말라야 설산 지역에서 아프리카 사막까지, 남미 원시림에서 뉴욕 맨하탄까지, 영국, 유럽대륙, 중국, 인도를 포함한 동남아시아의 섬 지방에서도 애용되고 있다. 지역, 남녀노소, 신분, 국경, 인종을 초월하여 세계 각지에서 소비되고 있는 것이 차이다. 하지만 세계인이 마시는 차라고 똑 같은 것은 아니다. 차나무 잎으로 만들어졌다는 공통점 외에 색, 맛, 향이..

좋은 글 2021.12.18

좋은글-15) 무진 기행

김승옥 소설 霧津 紀行=정훈희 노래=김수용 영화= 안개 남도 답사기를 따라 답사 1번지를 거쳐 순천만을 들른다. 여러 시인 묵객들이 순천만의 갈대밭을 보고서 그 감상을 아니 적지는 않았을 것이나 “霧津橋”라는 작은 다리를 지나면서 잠시 다른 생각에 잠겨 본다. 霧津이라! 필경 이 말은 ‘無盡; 끝이 없다’나 ‘無津, 항 포구가 아니다’라는 뜻은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안개 자욱한 포구로 귀결된다. 그렇다. 눈으로 보이는 갈대가 지천으로 깔려진 넓은 갯벌보다 더 한 것이 숨어 있을 것이다. 그것이 안개다. 하여 갈대밭을 내려 보니 저쪽 멀리서 바람에 밀려오는 갈대의 모습이 마치 짙은 안개가 진군해 오는 듯하여, 청년시절 읽었던 글이 불현듯 생각난다. 이런 곳에서는 굳이 시인이 아니라도 시 한수나 노래 한 ..

좋은 글 2021.12.18

좋은글-14) 잊을 수 없는 저녁 식사

(사랑에 빠진 한 쌍의 젊은이가 세계에서 가장 이름난 호텔에서 겪은, 잊지 못할 사건에 관한 실화) 버드; 30여 년 전 10월의 어느 비 내리는 밤, 나는 아나폴리스에 있는 해군사관학교 기숙사 내방에서 교과서를 들여다보면서 진 생각에 빠져 있었다. 진과 나는 그해 여름 시카고에서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된 사이지만, 바로 사흘 뒤에 나는 사관학교로 되돌아와 법규의 울타리 속에 갇혀 지내야만 했고, 그녀는 머나먼 시카고에 스마트한 총각들에 둘러싸여 있었다. 정말 앞이 캄캄했다. 그러나 한 가닥 희망은 있었다. 11월에 육사와 해사의 경기를 구경하기 위해 진이 필라델피아로 오기로 되어있었다. 진과 나는 뉴욕에 사는 숙부로부터 주말을 같이 보내자는 초청을 받은 상태였다. 나에게 희망이 있다면 그것은 오직 그 주..

좋은 글 2021.12.18

좋은글-8) 전파견문록

아이들 시각에서 보는 기상천외한 단어 설명들... MBC 전파 견문록에 나온 아이들이 이야기한 기상천외한 이야기들 1. 씨앗 - 이건 작지만 들어 있을 건 다 있어요. 2. 걱정 - 아빠가 출장을 가도 계속 남아 있는 거예요. 3. 인어공주 - 이건 아래랑 위랑 바뀌면 안 돼요. 4. 방귀 - 아빠가 제일 크고 그 다음이 나예요. 엄마가 제일 작아요. 5. 도장 - 여기 있는 글자는 읽기가 힘들어요. 6. 반상회 - 누가 너무 쉬 마려워서 엘리베이터에 쉬를 하면 사람들이 이걸 해요. 7. 어부바 - 엄마가 하면 동생이 안 보여요. 8. 시골 - 어른들이 어린이가 다 갈 때까지 보고 있어요. 9. 콩닥콩닥 - 내 양말에 빵구가 났는데 친구가 자기 집에 가재요. 10. 손님 - 이 사람이 가고 나면 막 혼나..

좋은 글 2021.12.18

좋은글-7) 한시-황진이 외

황진이의 시로 알려진 양인자의 노래가사를 번안한 이재진 소설에서 발췌. 肅廖月夜思何事(소료월야사하사); 달밝은밤에그대는무슨생각하고있나요) 寢筲轉搌夢似樣(침소전전몽사양); 잠자리에들면그대는무슨꿈을꾸시나요) 問君有時錄妾言(문군유시녹첩언); 때때로는일기장에내이야기도쓰시나요) 此世緣分果信良(차세연분과신량); 나를만난이후로는언제나즐거우셨나요) 悠悠億君疑未盡(유유억군의미진); 그대를생각하노라면모든것이궁금해요) 一日念我畿許量(일일염아기허량); 하루동안에도나를얼마나생각하시나요) 忙中要顧煩或喜(망중요고번혹희); 바쁘실때전화해도내목소리가즐겁나요) 碹碹如雀情如常(훤훤여작정여상); 참새떼처럼조잘대도여전히좋으신가요) 相思夢(상사몽) 相思相見只憑夢(상사상견지빙몽); 꿈길밖에길이없어꿈길로가니) 儂謗歡時歡訪儂(농방환시환방농); 그님..

좋은 글 2021.12.18

좋은글-6) Palindrome

Tongue Twist! Sixth sick Sheik's sixth sheik‘s sick! 이건 Marquand의 Willis Wayde에 나오는 데... 마지막 단어 한자씩을 없애가며 새 문장으로 읽어 보심 재밌어요. Oh! please do not kiss me on lips. Oh! please do not kiss me on. Oh! please do not kiss me. Oh! please do not kiss. Oh! please do not. Oh! please do. Oh! please. Oh! Oh O ? The pen is mightier than the sword. (Oh! my God. The second and third word are tied up by mistake!) ..

좋은 글 2021.12.18

좋은글-4) 내가 뽑은 좋은 글 두 편

내가 뽑은 좋은 글 한 편 소백산 기슭 부석사의 한낮, 스님도 마을 사람도 인기척이 끊어진 마당에는 오색 낙엽이 그림처럼 깔려 초겨울 안개비에 촉촉히 젖고 있다. 무량수전, 안양문, 조사당 응향각들이 마치 그리움에 지친 듯 해쓱한 얼굴로 나를 반기고, 호젓하고도 스산스러운 희한한 아름다움은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 나는 무량수전 배흘림 기둥에 기대서서 사무치는 고마움으로 이 아름다움의 뜻을 몇 번이고 자문자답했다. .. 멀찍이서 바라봐도 가까이서 쓰다듬어봐도 무량수전은 의젓하고도 너그러운 자태이며 근시안적인 신경질이나 거드름이 없다. .. 무량수전 앞 안양문에 올라앉아 먼 산을 바라 보면 산 뒤에 또 산, 그 뒤에 또 산마루, 눈길이 닿는 데까지 그림보다 더 곱게 겹쳐진 능선들이 모두 이 무량수전을 향해 ..

좋은 글 2021.12.18

좋은글-3) 맛과 멋

맛과 멋 -금아 피천득- 맛은 감각적이고 멋은 정서적이다. 적극적이요 은근하다. 생기를 필요로 하고 교양을 필요로 한다. 정확성에 있고 파격에 있다. 그때뿐이고 여운이 있다. 얕고 깊다. 현실적이나 이상적이다. 정욕 생활은 맛이고 플라토닉 사랑은 멋이다. 그러나 맛과 멋은 반대는 아니다. 사실 그 어원은 같을지도 모른다. 맛과 멋도 리얼과 낭만과 같은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는 것이다. 그러나 맛만 있으면 그만인 사람도 있고, 맛이 없더라도 멋만 있으면 그만인 사람이 있다. 맛은 몸소 체험을 해야 하지만, 멋은 바라보기만 하여도 된다. 맛에 지치기 쉬운 나는 멋을 위하여 살아간다. 石窟庵大佛/靑馬 (孤獨한 靈魂에게 보내노니....) 목놓아 터뜨리고 싶은 통곡을 견디고 내 여기 한 개 돌로 눈감고 앉았노니 千..

좋은 글 2021.12.18